한줄평 : 노친네들 기운도 좋아.....
아무런 광고도 기본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단지 입소문만을 믿고 본 영화.
픽사에서 제작한 작품은 전부 기대를 져버리지 않기에, 이번에도 믿고 봤다.
과연, 칸 오프닝을 맡을 만 하다.
해외에서 먼저 보신분들이 입에 마르도록 칭찬할 만 했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보고 더 느낄점이 많은 동화였다.
'엘리'와 '칼'의 일생을 대사 한마디 없이 보여주는 장면에서 혼자 울었다.
'엘리'가 나오는 부분에선 계속 울었던것 같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갈망.....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대신 그 꿈을 이뤄주고 싶은 열망....
그런 울분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중간중간 센스있게 웃긴 장면도 많아서 웃다가 울다가 정신없었다.
정말 잘 만들었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는 최고의 작품이었다.
사람의 무언가에 집착을 하기 시작하면 다른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오로지 그것만을 쫓으며, 성격은 괴팍해지고, 그런 사람이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죽어 오니(鬼)가 되버린다는 일본의 괴담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괴팍한 노인네들, 삐뚤어진 사람들은 각자 하나씩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벽을 쌓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칼' 할배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의 괴팍함은 지고지순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런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며 세상에서 멀어지려고 한 순간, 한 아이가 찾아온다.
상황은 예상치도 못하게 흘러 어느덧 '칼' 할배는 그토록 동경하던 자신의 우상을 만나고
그 우상또한 자신처럼 집착에 의해 비틀려있다는것을 발견하고 그를 거부하게 된다.
'칼'이 거부한 일그러진 우상은 또한 '칼' 자신이다.
무언가에의 집착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영혼.
'칼'은 그러한 영혼에게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 자기 자신과 어딘가 닮아있음에도 완강히 거부한다.
결국 새로운 친구를 위해 그는 평생을 지켜온 집념을 버린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버린다.
그리고 무너지는 일그러진 영웅.
집념의 끝은 허무한 파멸이었다.
소중한 것을 발견해 그것을 지켜나가더라도, 결국 그 것에 자기 자신이 묶여 버린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책의 가치는 그 책의 내용이지 책 자체가 아니다. 의미가 없다면 그것은 단순한 종이뭉치일 뿐이다.
'칼'은 소중한것을 버렸지만, 버리지 않았다.
한 발 더 나아가 소중한 것들을 품어나가고 있었다.
소중한것을 지키기위한 집념. 그 집념이 일그러지기 시작했을 때 버릴 줄 아는 용기.
그것에 관한 이야기였다고 믿는다.
극장을 나오면서 생각나는 한 마디.
중요한건 마음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