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霖高校第二寮
copyright@kei TSUKIMURA
Translated by hatsy
[마작하자고 꼬시는거면 전에 빌린거나 갚고 말씀하세요 야자키 선생님]
[와하핫. 아니 그 얘기가 아니라 제2기숙사쪽, 신입생한명정도 어떻게 안될까? 자투리가 남아서 곤란혀]
......자투리? 자투리라고? 열받는다.
알록달록한 남자가 처음으로 내쪽을 보더니 갑자기 내 머리를 턱턱 쓰다듬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하자, 남자다운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으음, 마침 우리 꼬맹이들이랑 체형도 비슷하고, 딱 쓰다듬기 좋은걸]
우리 꼬맹이? 젊어보이지만, 신장 160센치 전후의 아이가 있다는건 보기보다 나이가 있다는건가.
[제2기숙사는 융통성이 있으니까, 하나나 둘 정도는 괜찮아요. ......에에, 너 이름이 뭐야?]
[오쿠무라 사토루예요]
[오쿠무라군 이구나. 짐은 그거뿐이니?]
종이상자를 턱으로 가리킨다. 내가 끄덕이자, 세개나 되는 상자를 가볍게 들어올리며,
[가자]
뭐라 할 새도 없이, 제1기숙사를 나와버렸다.
상황파악도 안된 상태에서 난 나머지 짐들을 쓸어모아 알록달록한 셔츠를 뒤따라갔다.
[이게, 기숙사?]
반쯤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알록달록한 남자는 [띵동~]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슈우린고교 제2기숙사. 꽤 가정적이지?]
......갖다 불이면 다 말이 된다.
요즘 세상에 파워윈도우가 아닌 너덜너덜한 카롤러를 타고 온 제2기숙사라는곳은, 오래된 주택가의 한켠에
가라앉듯이 서있는, 지저분한 그냥 일반 주택이었다.
너무나 가정적인 집과 좁아터진 사택(社宅)이 지긋지긋해서,아버지의 전근을 기회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개인실의 기숙사생활을 꿈꿔오던 난,
시작부터 금속방망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듯한 심경이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망설이지말고 런던에 따라갔을 텐데.
[우선 짐들은 여기에 둘께]
방심상태의 날 옆에 두고서 이시다 선생님은 집앞에 주차시켜놓은 카롤러에서 종이상자를 능숙한 솜씨로 꺼내, 대문의 안쪽으로 옮겼다.
대문은, 발로 한번 차기만 하면 죽은 흡혈귀처럼 재가 될것 같았다.
그 정도로 녹이 슬어있었다.
그곳에서 현관으로 이어지는 좁은 앞마당도 참담했다.
안으로 점점 들어가자 새롭게 싹을 내기 시작한 잡초들에게 침식당해, 디딤돌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었다.
선생님은 현관 앞에서, 반쯤 진흙에 덥힌 화분을 들어올렸다.
쥐며느리인지 갯강구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는 벌레가 이리저리 흩어져, 등골이 찌릿했다.
그 눅눅한 진흙안에서 신발끝으로 열쇠같은것을 파해처내서, 청바지 뒷주머니쪽으로 쓱쓱 닦아서, 나에게 넘겼다.
반사적으로 받아쥐어놓고선 마음으론 비명을 질렀다.
[현관 여벌키니까 가지고있어]
이제 막 들어온 신입생에게, 벌레가 휘젓고 돌아다닌 열쇠를 넘기다니 너무해!
[뭐,여기 사는것들은 다 제멋대로들이니까, 열쇠따윈 별로 필요가 없지만]
거봐, 말대로잖아, 라고 하는듯이 선생님이 연 현관은, 확실히 열쇠따윈 잠겨있지 않았다.
게다가 그 문살이라는것이, 요즘시대에 새시도 아니고, 검게 탄 나무틀에 금이 간 유리가 끼워져있는 미닫이문인거다.
열고 닫을때엔 끼익끼익 하고 꽤나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후지이 시스터즈 있냐?]
......시스터즈?
의아해하고 있을때, 어둑한 복도의 모퉁이에서 불쑥 얼굴이 나타났다.
[아,키이쨩, 어서와~♥]
무서울정도로 예쁜 그 얼굴이 내뱉은 말엔 [하트마크가 붙어있어!]라고 생각 할 수밖에 없는 말투였다.
하지만, 아무리 예뻐도 신혼집같은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국자를 들고있어도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남자로 보이는데.
이게 후지이 시스터즈인지 뭔지 하는 사람인가?
[지금, 미키랑 같이 저녁밥 준비 하고있었어. 키이쨩, 식사랑 목욕, 어느쪽부터 하고싶어?]
[응~. 난 우선 노조무가 좋은데]
덥썩, 갑자기 선생님은 눈앞의 미소년을 끌어안았다.
난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꺄하하하. 선생님, 여전히 나이스 리액션이야! 방석 3장! .....아이코 이런]
미소년은 그제서야 내 존재를 눈치챈 모양이었다.
흑백의 대비가 확실한 눈으로 나를 보더니,갑자기 국자로 선생님의 머리를 옆으로 후려쳤다.
[아유,손님을 대리고 있으면, 먼저 소개해야지!]
[.....아파. 선생님을 때리다니 배짱한번 좋구나]
[제자를 덥치는게 훨씬 더 대담한거 같은데?]
머리를 끌어안고 주저앉은 이시다 선생님에게 과격한 농담을 퍼부으며 노조무라고 하는 미소년은 씨익하고 날 향해 웃었다.
그 시선이 문득 내 손의 두둑한 가방에서 멈췄다.
[아, 설마 신입생? 여기 들어오는거야?]
[아, 네...저기.....]
[럭키! 이야~ 여기 제1기숙사하곤 달라서 사람이 적어서 외로웠거든. 한명정도는 신입이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어.
미키도 좋아할꺼야. 미키! 미키! 신입생이야!]
갑자기 손목을 잡혀서 신발도 벗는둥 마는둥 마루끄트머리에서 끌려올라갔다.
끌려간곳은 오래되고 어두운 부엌이었다.
[미키, 신입생이야]
뒤돌아본 얼굴을 보고서 나도 모르게 기겁.
미소년인 노조무선배와 완전 똑같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쪽은 목 언저리에서 찰랑거리는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이나, 갸냘퍼보이는 체격으로봐서 여자라고 알았다.
[어머! 귀여워♥]
미소녀는 역시 하트마크를 날리면서 다가왔다.
[1학년? 이름이 뭐야?]
[오, 오쿠무라 사토루예요......저기, 두분은 쌍둥이세요?]
[응. 내가 후지이 미키고, 저쪽이 후지이 노조무. 따끈따끈한 2학년이야.......저기 오쿠무라군, 오쿠쨩이라고 불러도 돼?]
갑자기 긴장감없이 웃으며 그런 소리를 듣자, 온 몸의 힘이 빠질것 같다.
[오쿠쨩이라니 엄마놀이할때의 아빠역 같잖아. 이름으로 사토쨩이라고 부르는게 백배 귀여워]
[사토쨩이라고하면, 저기 약국앞에 서있는 오렌지색 코끼리잖아. 촌스러~]
오쿠쨩이다. 사토쨩이다. 하고 본인을 앞에 두고서 두사람은 쓸데없는 말싸움을 시작했다.
[아, 저기, 어느쪽이든 상관없으니까, 그만 싸우세요]
동생들의 싸움을 말리는게 일상다반사였던 나날에서 겨우 해방되는 줄 알았는데, 이래선 집에 있을때랑 다를바 없잖아!
[자자, 쓸대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밥 먹자. 애칭따윈 하타노가 돌아오면 지어달라고 하자]
이시다 선생님이 불쑥 끼어들어, 쌍둥이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저 톡톡 두드리는 모습은 어디서 본 모습이다.
......설마 아까 말한 [우리 꼬맹이들]이 이사람들인걸까.
그렇다는건 선생님도 여기서 산다는걸까?
남녀가 같이 사는것도 모자라 교사도 함께라니, 엄청난 거주환경이잖아.
혼란스러워하는 날 옆에두고서 하타노라는 사람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쌍둥이는 뚝 하고 싸움을 멈췄다.
[그럴까. 핫쨩의 센스라면 틀림없겠지]
[키이쨩 역시 교사야.머리 좋네. 근데 핫쨩 언제 돌아오는거야?]
[내일쯤 돌아오지 않을까?]
쌍둥이는 [아싸~]하고 환호 하며, 손에 손을 잡고서 뿅뿅 뛰었다.
......하아.
정말로 이 사람들은 나보다 연상인걸까.
슈우린은 절대로 학력레벨이 낮은 학교는 아니니까.머리가 잘못된건 아닐텐데......
그건 그렇다치고 우리집의 초등학생 동생쪽이 훨씬 똑똑해 보인다.
저녁밥은 본카레 골드 였다.
레토르트팩을 대우는걸 [저녁밥을 준비하다]라곤 안하는거 같은데, 저 앞치마와 국자는 대체 왜 있는거야?
잠깐 고민한 나였다.
[자고로 모든것엔 형식이 갖춰져야해]
이런 이상한 해석을 하는 조노무선배에게 더 이상의 질문을 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식사중에 들은바에 의하면,이 제2기숙사에 사는 사람들은, 이시다 선생님과 후지이 시스터즈(확실히 이 두사람은 트윈즈도 브라더즈도 아닌 시스터즈라고 짧은 기간에 나도 납득해버렸다.)
그리고 내일 고향에서 돌아올 일명[핫쨩] 하타노라는 2학년까지가 전부인것 같았다.
이시다 선생님도 후지이 시스터즈도 내가 갑자기 여기에 들어오게 된것에 대해 열렬히 환영해주었고, 뭐 갑자기 내쫓기는것보단 훨씬 나은거겠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나로썬 역시 개인실의 깔끔한 기숙사에 미련이 남아있었다.
오래되고 칙칙한건 그렇다 쳐도, 그건 참는다 해도, 적어도 독방을 원해.
이 집은 1층에 부엌을 포함한 방이 3개, 2층에는 방 2개 라는 구조로, 지금 상태는 각각 방을 하나씩 쓰고있었다.
어차피 가족끼리니까, 미키선배와 노조무선배가 둘이서 방을 같이 써주면 난 독방을 쓸 수 있는데.
저녁식사 후. TV를 보면서 미키선배가 끓여준 단팥죽마냥 단 커피를 홀짝이며, 난 있는 힘껏 내 생각을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노조무선배가 한 발 빨랐다.
[사토쨩은 우선 나랑 같은 방이면 되겠지?]
[에...저기...]
[사양하지 않아도 돼. 거 왜 속담에도 있잖아. "정분나는것도 전생의 인연"이라고]
마시고있던 커피가 기도로 들어가 역류했다.
[나이스! 노조무]
[방석 2장!]
목이 매인 내 옆에서, 미키선배와 이시다 선생님이 뒤집어지면서 방석을 던졌다.
[어래? 왜그래 사토쨩?]
[......아무것도 아니예요]
난 완전히 힘이빠져 테이블위에 엎어졌다.
한동안 방치플레이....
발굴해서 올립....(퍼퍼벅)
귀차니즘...으흐흑....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