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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18 시발비용 (고민보다 GO) 2

​어쩌다가 내가 이런 짓을 저질렀다.
이번 여름에 다시 만난 일본친구가 방탄을 좋아한다는 소릴 듣고 한국으로 돌아옴.
근데 얼마 안 있어서 방탄 신곡 소식이 나왔고

갑자기 오사카 돔에서 콘서트를 한다는 발표를 함.
친구에게 가고싶다고 하니까. 자기 간다니까 같이 갈래? 란 소리를 함.

그래서 어 나도 갈래. (설마 표 당첨 되겠어?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
했는데
친구 왈 "난 지금까지 방탄 콘서트 떨어진 적 한번도 없어"

그치만 빌보드 상타고 인기 많아졌단 말이야............ㅠㅠ
라며 난 밑밥을 깔았는데;;;;


정말로 당첨됨;;;;;;;;;;


그래서 갑자기 숙소잡고
비행기 티켓을 끊음;


이게 한달 전 일임.




9월말에 동생이 유럽으로 여행을 갔는데 (추석연휴 끼어서)
추석연휴가 끝나고도 일주일간을 얘가 안와서....ㅠㅠ
퇴근하고 가게가서 일하고 그랬는데....
저번주 금요일은 정말 미친 스케쥴이었다.


추석 연휴 내내 동생대신 가게 일 함. (추석이라 일이 많진 않았지만....)
월~목 : 퇴근 후. 가게 밀린일 하고 집에 가면 11시, 12시.....
목요일 저녁에 짐을 싸고 
미리 싸둔 캐리어를 엄마더러 가게에 가져다 두라고 부탁해 둠.


금  : 퇴근 후, 가게 밀린일 하고 저녁 10시쯤 일을 끝내고
캐리어를 끌고 막 뛰어서 서울역으로 고고싱 →
인천공항 직통 열치를 타고 인천공항 도착.
인천공항 터미널에서 노숙.
노숙은 처음이라 한 숨도 못 잤다.

토 : 와이파이 도시락 챙기고, 면세점에서 물건 인도받고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아침 첫비행기 타고 오사카 도착.
도착하니 비 내릴 기세. (일주일 내내 비라고 예보있었음)
오사카 시내로 들어가서 신사이바시 유니클로에서 쇼핑하는데
점원이 물건안내 잘못 알려줘가지고 1시간 넘게 헤맴.
캐리어 끌고 장바구니 들고다니는데 근육통각.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있었음.
호텔 체크인은 오후 1시.
유니클로에서 물건 사고 친척에게 부탁받은 물건을 찾으러 마츠키요와
다른 드럭스토어를 뒤지고 다녔음. ㅠㅠ 시발 짜증나.
찾는 물건 없음. 씨발 시간 아까워 ㅠㅠ 빨리 돔으로 뛰어가고 싶어.
나 콘서트 가야함!!! 근데 비맞은 생쥐꼴.... ㅠㅠ

친척에게 드럭스토어에 찾는 물건 없다고 사진찍어서 나의 성의를 보여 준 후
호텔로 막 뛰어감. 체크인하고 급한데로 찬물에 머리부터 감음.

호텔나와서 2정거장에 오사카 돔 있었는데.
전철안에 방탄 팬으로 보이는 애들이 드글드글해서 걔네들 쫓아감.


친구와 랑데부.
근처 쇼핑몰에서 밥먹고 콘서트장 입장.​

사이드라 자리 별로라고 친구가 뿡뿡 댔음.
그래도 3층이 아닌게 어디여.......... 쿄세라 돔 진짜 크다;;;;;
이정도면 그래도 선방이네~ 하면서 난 마음을 비웠는데.....그랬는데.....


하지만, 실제로 공연이 시작되자 애들이 면봉보다 더 작게 보이는 것이었다 ㅠㅠ
개 허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들어가기전에 풍경을 찍어 봄.
굿즈는 이미 거의 다 품절 (전날 새볔에 줄서서 기다린사람들도 많았다고)
미리 간 친구에게 부탁해서 응원봉 하나 사달라고 하길 잘했음.
한국에서 33000원짜리 응원봉이 4500엔이다. 일본이 확실히 더 비쌈.
게다가 무조건 현찰로만 계산 함. 


기둥에도 애기들...


그리고 2시간 반동안 응원봉 들고서 서서 막 소리쳤음.
근데 솔직히 일본애들이 환호나 호응이 별로다. 조용~~해서 민망할 정도.
윤기가 마이크 넘겼는데 한 10명 따라부른거 같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오 민망해....
석진이가 감상하는 문화라고 돌려 말하는데....아 응....한국인 정서엔 좀 안 맞아;
지민이 울었음. 전날 생일이어서 지민이는 진짜 벅찼나 봄.
근데 그 모습을 보면서
"와 이거 하면서 얼마 벌었을까......와.......좋겠다.....와 부자다....."
이런 생각드는 내가 너무 치졸해서 자괴감이 들었다.
이러려고 비행기타고 콘서트 보러왔나......난 너무 썩었어.
이 생각이 스치는 순간 [아 난 콘서트 이제 못 보러 오겠군] 싶었다.
아마 다시 또 갈 일은 없을 듯 하다.


정국이도 울었음.
남준이 울려는데 참았음.
윤기는 등 돌리고 서있는데 내가 울음 참는것 같다고 하니까 일본친구는 안 믿음.
(마! 경상도 싸나이라서 일부러 뒤 돌아서 참는거라고!!!!
 체조경기장에서도 통곡하며 울고, 마마 대상때도 대성통곡한 애였는데 돔이라고 안 울겠어?)


콘서트 끝나니까 저녁 8시가 다 되어감.
오사카 환상선 타고서 2정거장이면 숙소인데
난바에 가서 남은 쇼핑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친구랑 같이 JR역으로 걸어가서 헤어지고
일단 텐노지로 감.
거기서도 돈키호테 갔는데 역시 부탁받은 물건 없고.
시계를 보니 9시고.....난 피곤해 죽겠고......텐노지는 저녁늦게 가면 무서워서
걍 호텔로 가서 기절함.


다음날 새볔같이 일어나서 하루카 타고서 공항가서
또 아침비행기타고 귀국.


다음날 출근.
근육통 심해서 약국에서 약 사먹음.
피곤해서 얼굴에 뾰루지 엄청 심해짐 (배란기여서 턱뾰루지 폭발이었음)

그리고 위장병 생겼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총평:

내 새끼들이 남의 나라가서도 잘 되는건 보기좋은 일이고
지금까지는 늘 국위선양한다고 뿌듯해했음.
근데, 막상 내가 그 자리에 가보니 일본애들에게 아부떠는 자식을 보는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음.
한국애들이 다 일본어로 말하면서 열심히 팬서비스 해주는건 그래 프로니까
근데 난 한국인이고.......나중에 애들이 막판 앵콜때 지나가는 말로 한국어 툭 튀어나오는게
어찌나 반갑던지....그제서야 애들이 긴장이 풀렸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공연 내내 한국어 한마디도 안 함.
마지막 끝날때 진짜 스치듯 지나가는 말로
"와 진짜 크다 (콘서트장)"
3만 5천개의 응원봉이 별처럼 반짝거리는걸 보면서 "막 우주같애" 
이러는데.........아 진짜 기분이 묘했다.
이 두마디가 내가 들은 한국어의 전부였다.


뭔가 실감이 안난다.
지금도 내가 그 자리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통장만 뿌셔졌음. 욜로욜로 욜로요~ 탕진잼 탕진잼 탕진잼~~

Posted by hat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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