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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3 あるようなないような - 困ること

하루에 한 챕터씩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야근크리...편두통 크리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주일에 한 챕터라니.........이거 언제 다 끝내려고 이러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작 : 카와카미 히로미
있는 듯한 없는 듯한 (あるようなないような)



곤란한 일


무엇이 곤란한가 하면,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것이 곤란하다.
이전부터 "바뀌는 시점"이 불편했었다.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점점 추워지는것은 비교적 완만한 편인듯 해서 "계절이 바뀌는 시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름에서 가을과,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시기엔 비가 많이 내리기 떄문에 비에 신경이 뺏겨서 "바뀌는 시점"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봄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봄 다운 얼굴을 하고서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얼음은 녹고, 새싹이 트고, 꽃이 피며, 기온은 올라가 공기에선 좋은 냄새가 나고
벌레들이 나온다.
너무나도 요란하지 않은가?
이렇게나 요란하게 나오면, 이쪽도 그만 요란하게 맞을 수 밖에 없게 된다.
"봄이다. 봄이다." 라고 말하면서 들떠서 길 밖으로 나온다. 들떠서 나오다 보면 참으로 여러가지 일들과 마주치게 된다.


예를들어 3년전의 봄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뒤에서부터 발소리가 들려왔다. 봄의 오후에 들려오는 발소리라 위험한 느낌은 아니다.
밤에 뒷통수에서 들리는 발소리와는 다르다.
그래도 너무나도 인적이 없는 길가에서 듣는 발소리는 신경이 쓰인다.
뒤돌아볼까 말까 망설였지만,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뒤돌아볼 결심이 생겨서 멈춰서서 매화의 향기를 맡는 척 하며 얼버무렸다.
그런대 발소리는 내가 멈추자 동시에 멈추어 버렸다.
할 수 없이 다시 걷기 시작하자 발소리도 동시에 들려왔다.
발걸음을 느리게하자, 발소리도 느려진다. 빠르게 하면, 저쪽도 빨라진다.
그 사이 점점 무서워져서 뛰고 싶어졌다.
여기서 뛰면 지는거라고 생각해서 참았는데, 왜 지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발소리는 차분한 소리였다. 피해를 입히진 않을것 같은 소리였다. 단지 피해를 줄지 안 줄 지는 상해를 입기 전까지는 판단 할 수 없다. 결국 결심하고서 뒤돌아 보았다.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2년전에는 이런일이 있었다.
모르는 아이가 혼자서 멍하니 걷고있었다. 앞서 가려고 했는데, 같이 걷게 됐다.
초등학교에 들어갈까 말까 할 정도의 아이였다. 한동안 가만히 같이 걸은 후에 예상대로 말을 걸어왔다.
"있잖아요, 전에 뭘 샀는데요"
이런 얘길 꺼낸다.
아이와 이야기를 하는것은 그다지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래" 하면서 붙임성없는 반응을 보였는데,
아이는 그런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쇼핑은 재밌어요"
"그러니"
"네"
"뭘 샀게요?"
"글쎄"
"오뚝이를 샀어요"
놀라서 "에~" 하는 소리를 내자, 아이는 꽤나 흐뭇해 하는 듯 보였다.
하하, 이런게 꽤나 익숙한가보다 하고 짐작했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은 웃어줄거라고 알고서 말하는것 같았다.
웃어줄까보냐, 하고서 모르는 척을 했다.
"오뚝이랑요, 그리고 가지도 샀어요"
가지로 공격해온다. 살짝 의표를 찔렸다. 그래도 놀라지 않은 척 했다.
어른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참았다.
"그리고나서요, 냄새구슬을 샀어요"
냄새구슬?
무슨 전문용어일까? 냄새가 나는 구슬인가? 테니스공 정도의 공인가? 아니면 쿠스다마[각주:1] 같이 생겨서 쪼개면 그 순간 향이 나는 건가?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 물어보고 말았다.
"냄새구슬이란게 뭐니?"
"줄께요"
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쌀알정도 크기의 납 덩어리 같은 것을 한 줌 꺼내어 내 손바닥위에 올려놓았다.
싸구려 냄새가 난다. 아이의 손은 젖어있었다. 싸구려 구슬은 젖어있는 아이의 손에 몇 개 붙어 남아있었다.
손바닥에 붙은 냄새구슬을 내려다보고있는 사이에 근질근질한 기분이 들어서 아이에게서 떨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냄새구슬을 받았기 때문에 이젠 떨어질 수가 없게 됐다.
당했다. 하고 생각하면서도 끝까지 떨어질 수 없었다.



작년엔 이런 일이 있었다.
늘 산책중에 스쳐지나가는 사람과 인사를 했다. 얼굴은 알지만 대화를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때가 봄이었고 서로 들떠 있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안녕하세요" 다음에 "자주 만나네요" 하고 그 다음 말을 건네버렸다.
그렇게 되자, 자연스럽게 나란히 걷게 되 버린다. 작년에 만난 아이와는 다르게 서로 할일이 없다는걸 알 고 있다.
"벚꽃은 이제 시작하겠네요"
"매화는 슬슬 끝나겠죠"
이 이상의 대화는 오가지 않을텐데, 나란히 걷게 된게 잘못이었다.
이야기가 끊긴 채로 갈림길에 도착했을 즈음 "그럼" 하고 헤어지면 좋았을 것을 왠일로 상대가 "선인장이" 하고 시작을 해버렸다. 아마도 산책도중에 그것에 대해서 생각했었던것 같다.
"도시에 산림이 부족하죠" 상대는 갑자기 그렇게 시작했다.
"도시녹화(綠化)계획이란게 있는데요 옥상에 식물을 심자는 계획인 듯 한데"
처음 대화를 시작한 사람에게 꺼낼 주제가 아니란걸 상대방도 알아차린 듯 했다.
아무리봐도 이야기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멈출 수 없다.
"그런데,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려면 흙이 필요하죠. 이 흙의 무게라는것이 무시할 수가 없어요. 거기서"
말이 빨랐다. 이야기를 끝내고 싶어하는 심정이 묻어나왔다.
"흙이 조금밖에 필요하지 않는 선인장을 심으면 어떨까 하는거예요"
하아, 네, 굉장하네요, 라고도 말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그런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다.
어찌됐든 빨리 이야기를 끝맺기만 하면 되는거다.
"그래서요, 선인장까지는 좋은대 말이죠, 바람이라도 불어서 선인장이 한꺼번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엄청 곤란해지겠죠? 하하하"
드디어 이야기가 끝나고 마침 갈림길이 또 나와서 상대는 곧바로 갈림길로 들어섰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가버렸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생각해보니 꽤나 재밌는 이야기였다.
좀 더 웃거나 느긋히 질문을 해보는게 좋았을뻔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전혀 그러지 못했다.


이것도 저것도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정도로 곤란한 일들은 아니지만.



- 2010.01.10. pm 11.40
  1. 향료가 들어있는 장식물 주머니 [본문으로]
Posted by hat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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