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2016. 7. 10. 23:01

아빠 장지때 거품물고 쓰러지던게 벌써 5개월 전이다.

근데 또 쓰러짐.



사실 이게 저저번주에 있었던 일이다.

출근해서 탕비실에서 커피메이커를 씻으려고 하다가 바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모양.

탕비실이 좁고 옆에 쓰레기통이 있어서 거기에 한번 부딪히고 꼬꾸라졌는지

아무튼 난 어떻게 쓰러졌는지 모르겠는데;;;;

전혀 기억이 안나서.......-_-;;;

근데 꿈속에서 똑바로 눕고싶어하는 나를 (무슨 비행기인지 버스인지....그런 곳이었음)

자꾸 과장님이 옆으로 밀치면서 물건 찾아야 된다고.....날 괴롭혔는데



사실은 이게 내가 똑바로 누워있으면 침이 기도로 들어가서 숨 못 쉴까봐

기도확보하려고 일부러 옆으로 날 눕혀놓으신 거였음. (과장님 내 생명의 은인 ㅠㅠ)

내가 계속 돌려놉는걸 과장님이 옆으로 계속 밀치고 계셨었;;;

정신이 들어서 깨어나보니 119 아저씨가 3명이나 와있었고

내 왼쪽 볼따구와 입가는 침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이제 정신 차렸으니까 괜찮다는걸 119 아저씨들이랑 회사사람들이 말려서

억지로 병원에 갔다. 

쓰러졌을때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입술이 새파랬었다는데

저번에는 입에 게거품물고 다크써클까지 심했는데 이번엔 그정도는 아닌것 같았다.

회사에서 제일 가까운 대학병원이 성모병원이라....세브란스 간다는걸 내가 그쪽으로 가자고

해서 그리로 갔다. (전에 다니던 고대병원은 넘 멀어서 눈치보여 ㅠㅠ)




내 발로 엠뷸런스 타고서 맨정신에 휠체어 타고 응급실 들어갔는데

나보다 더 심하게 발작하는 학생이 있었다.

"씨져 환자 어딨어요?"

라고 물어오는 응급실 선생님에게 119 아저씨가 상황설명해주고

나는 멀뚱멀뚱.....



침대가 부족해서 입원하게되면 응급실에서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게 낫지 않겠냐는 말에 그냥 응급실에 있을테니 이 병원으로 하자고 내가 졸랐다.

다른 병원은 회사에서 멀어서 힘들다능.......눈치보인다데스.....

바로 엑스레이 찍고 응급실에서 수액맞고 누워서 멍 때렸다.



응급실에 누워있는데 엄마가 왔다. 나중에 알았는데 회사에서 엄마한테 전화 한 모양.

119아저씨가 내 신상 열심히 적어가더니.....뭐였지 그건?




아무튼 뇌파검사 하고 멍때리고있는데 신경과 레지던트인지 인턴인지....

예쁜 언니가 와서 문진했다. 그리고 뇌파검사 한 30분동안 했다.

저번엔 쓰러지고 이틀후에 검사해서인지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MRI로 뇌 찍었는데 이것도 정상이었음)

쓰러지고 몇시간안에 바로 찍으니까 이상이 있다고 바로 나온다 ㅠㅠ



그리고나선 신경과 교수님이 내려와서 다시 이것저것 문진.

뇌파검사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



바로 그때, 나이스 타이밍인지 뭔지

또 발작을 일으킴. 교수님이 나 발작하는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보심.

난 갑자기 정신을 잃어서 다시 깨어났을때 자다 일어난 느낌이었다.

진짜 갑자기 필름이 뚝 끊어지는게 이런거구나.....

정말 기억안나 ㅠㅠ

아오 답답해....

그리하여 입원 결정.

더 발작할 수도 있으니까 옆에서 누가 지켜봐야한다면서 엄마가 꼭 옆에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입원함.....

근데 그 이후로 발작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이 병원 신경과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더 받아보기로 했다.

병명은 확실히 안 나왔지만, 처방받는 약을 보니

간질이다.

남들보다 잠재력이 높은 편인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잠도 잘 못자다보니 발병한것 같다고.....

간질이라니........내가 간질이라니.......



정신과 약도 여기서 받아먹기로 했다.

근데 바뀐약이 겁나 졸림.....진짜 겁나 졸림!!!!!!



바로 입원하고 하루는 응급실에서 자고 목요일엔 병실에 올라가서 하루 보내고

금요일 오전에 퇴원하고 주말까지 놀다가

5일만에 출근했더니 뭐가 뭔지......



정말 기억 안나는 것들도 많아서 일하는게 힘들었다.

평소처럼 하는 일이 기억이 안날때의 막막함과 답답함과 두려움이란....

이번주 내내 강제야근 잼.......



올해는 여름휴가 3일을 오전 오후로 나눠서 반차 6개로 쓸 생각이다.

아침에 병원가서 진료받아야 할게 너무 많음.

그리고 정신과도 무슨 심리검사를 하는데 50만원이나 들어서

얘도 걱정이다......지금 쌍수를 해야하는데!!!!!



심리검사는 나중에 천천히 할까.....고민하고있다.

이번에 입원하고 약 타는데 30만원넘게 깨졌는데

실비보험 회사에서 안주려고 무슨 심사해야한다고 전화오고 그런다.

이 그지같은 것들.

내가 보험사기 치는것도 아닌데....그냥 좀 줘라.



Posted by hat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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