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2012. 6. 20. 23:15


스포일러 포함입니다.








이미지는 역시 데이빗이 甲인것 같아서 올림.

영화 보러 갈 목적도 데이빗 때문이었고.......아아 데이빗 ㅠㅠ 이런 잔인하게 아름다운 것 ㅠㅠ

데이빗을 처음 본 건 영화에 대해서 아무 정보도 없었던, 개봉하기 한 달 전쯤이었나? 

스틸샷을 보고 사랑에 빠져서 (....) 이사람이 누구냐고 사진 올린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로봇(....)이란다.....너무 아름다워서....침 질질 흘렸는데

알고보니 프로메테.우.스.의 데이빗 이었음 -_-;;

그리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에릭 렌셔 였음 -_-;; (2차 충격)



사랑에 빠졌던 스틸 샷





영화보기전까지 굉장히 고민했다.

난 그로테스크한건 정말 싫고, 에일리언은 무서워서 극장에서는 엄두도 안나고

집에서 이불 돌돌 말고서 덜덜 떨면서 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평이 너무 극과 극이라서 도대체 어떻길래? 내 눈으로 봐야지 직성이 풀릴것 같아서

에일리언 싫어하는대 보러 감. 

그리고 데이빗의 마이클과 샤를리즈 언니가 너무 예뻐서 징그러운거 나와도 참고 보기로 하고 봄.

결국,

금발의 미남미녀에 헤롱헤롱 대다보니 영화가 끝났음;

징그러운거? 뭐 별로........생각보다 그로테스크 하지 않았음.

(판의 미로 같은건 정말 무서운데....그거에 비하면 이건 상상할 수 있고 정신적으로 수용가능한 편)





감독님이 에일리언 프리퀄이 아니라고 하는데....에일리언 프리퀄 같음. ㅠㅠ

이 옹(翁)께서는 자신의 세계관을 꾸준히 밀어부치시네....

에일리언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하지만 만든사람의 스타일이 그대로 다 묻어나서 프리퀄 느낌이 안날 수가 없었다.

나와 비슷한 감상글이 참 많은걸로 보인다. 이미 다른 블로그 몇몇을 봤는데

영화에 대해서 호평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비슷한 의견일 듯.



인류기원은 찾아보아요~ 는 훼이크였고

사실은 인간의 오만함을 꼬집는 기분이었음.

인간을 만든 조물주를 찾아가는 인간과 

그 인간이 만들어낸 로봇이 인간을 비웃으며 다 죽여버리는 내용.

난 데이빗이 인간을 증오 비슷한 감정으로 가지고 논 것처럼 보인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도 인간을가지고 섬뜩하게 가지고 노는 로봇이 나오는대 

                                                                                          (이름은 HAL)

그 로봇이랑 닮았으면 닮았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임.





그러고보니 [블레이드 러너]에선 마음(?)이 여린 사이보그가 나오는데

이번엔 참 독한 놈이 나왔다.

데이빗은 참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다.

데이빗의 대사들이 참 의미 심장한것들이 많다.

자칫하면 B급호러물로 갈 수 있는 스토리에서 데이빗이 그야말로 신의 한수 랄까.

"누구나 자기의 부모가 죽기를 바라잖아요?" - 데이빗이 쇼에게 하는 대사.

여러가지 생각하게 만드는 대사다....여러가지로.....나 개인적으로도....꽤....

부모의 존재때문에 언제까지 주체적인 어른이 될 수도 없다는 생각도 했고

그럼에도 부모의 그림자는 없으면 또 그것대로 외로운 일이고

내가 차가운걸지는 몰라도 데이빗의 저 말을 단박에 부정하는 닥터 쇼에 난 찬성 못했다.

그리곤 반성의 나락에 빠져들었지......헉, 이걸 노린거였나? 리들리 옹??



쇼는 참으로 모순적인 존재다.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며 어리석은 짓을 하는 인간의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지는 듯 했다.

과학자이면서 이성적이지 못하고

자신은 인간을 만든 신(과 비슷하게 취급되는)을 만나러 가는 주제에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데이빗에 대해서는 대놓고 무시를 한다.

엔지니어들이 인간들을 대할때 쇼가 데이빗에게 취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쇼의 기분은 어땠을까?

쇼는 데이빗이 어떤 기분인지 모른다. 감정이 있다는것 자체를 부정한다. 

자신들이 설계한 로봇이니 당연히 감정이 없다고 단언한다.

데이빗은 감정이 없다고 홀대하면서도 고마워 미안해 라고 무의식적으로 대우를 한다.

데이빗은 그런 무의식적인 예절을 받아주면서 조롱을 하는 눈빛을 띈다.

로봇의 차가운 눈빛과 가식적인 입모양에서 여러감정이 보인다.

아이러니.




신(?)격인 엔지니어와 데이빗의 대화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어떤 내용이었던간에 데이빗의 의도대로 흘러갔다고 본다.

설령 의도하지 않아서 데이빗 목이 뽑힌거라면.....뽑힌 순간 데이빗은 플랜 B를 발동 시켜 쇼 꼬드겨

그 행성을 나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데이빗의 비중은 막강하다. 

자신들이 만든 피조물에게 휘둘려져 죽음의 루트를 타는 창조자들.

엔지니어와 인간의 관계가 그러하고, 데이빗과 인간의 관계가 그러하고....

"신에게 버린받은 기분이겠어요?" - 데이빗이 쇼의 애인을 죽인 다음에 쇼를 보살피며 한 말.

"아직도 (신을) 믿는 군요" - 십자가 목걸이를 챙겨 거는 쇼에게 데이빗이 한 말.


참 이것저것 선택지는 많이 심어놨는대 최선이자 최악의 루트만 보여주는 영화.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상당히 열린 결말이었고 넓은 우주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누구도 예측불가이니 이런 결말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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