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霖高校第二寮
copyright@kei TSUKIMURA
Translated by hatsy

[......끄악!]
자신의 비명과 비명의 원인인 발의 통증에 눈이 떠졌다.
[아,미안. 이런곳에 발이 있을줄은 몰랐어]
촐싹대는 목소리와 함께, 남자치고는 얄쌍한 달걀형의 얼굴이 생긋 웃으며 나를 들여다 봤다.
[이런이런, 이제 눈 뜬거야?]
반대편에서, 꼭 빼닮은 (다른건 머리카락 길이와 성별뿐이다) 예쁘장한 얼굴이 불쑥 나타났다
상황파악하느라 당황하는 와중에, 여기는 어디? 난 누구? 하고 3번정도 눈을 껌뻑이자, 잠이 덜 깬 머리에 엔진이 걸렸다.
여기는 슈우린고교 제2기숙사의 거실로, 난 어제 기숙사에 막 들어온 따끈따끈한 1학년, 오쿠무라 사토루다.
더불어 날 들여다보고있는 쌍둥이는, 한학년 위의 기숙사 선배로, 그러니까...분명,후지이 노조무 선배와 미키 선배.
[......안녕하세요.]
있는 힘껏 밟힌 발을 문지르면서 잠이 덜 깬 얼굴을 관찰 당하고있는 쑥스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일어났다.
아침엔 강한 편이지만, 어젯밤엔 기숙사에 들어온 첫날이라 안정이 안됐고, 정신적인 데미지도 있어서
꽤나 잠들지 못했다.
덕분에 첫날 아침부터 늦잠을 자버리는 꼴이 됏다.
갑자기 말향냄새가 나는 연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난방용 카페트 위에서 잔 탓에 뻣뻣하게 굳은 목을 돌리며 주변을 둘러보곤 깜짝 놀랐다.
내가 자고있던 곳에서 머리 위 조금 떨어진 위치에 때가 탄 하얀 백합의 조화가 한송이 놓여있고,
그 옆에서 선향이 엄숙한 연기를 피워내고 있었다.
나의 깜짝 놀란 얼굴을 보자마자, 쌍둥이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거리낌없이 웃는모습으로 타타미를 팡팡 두드리며 예쁜 얼굴을 찡그린채 히익히익 거린다.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기숙사 들어온 첫날부터 이런 유치한 놀림을 당해야 하는거야.
그리고, 도대체 아침 댓바람부터 이렇게 소란스러운건 또 뭐야?
이러면 집에 있었을때랑 전혀 다를바가 없잖아.
난 열이 받은 채, 재라고 판단되는 하얀 분말 - 아무래도 빨래용 세제 같다 - 에서 선향을 골라내서 거꾸로 꽂아 세웠다.
[장례식놀이 같은 저속한 장난은 요즘 중학생도 안해요]
[어머~,오쿠쨩 그런 무서운 얼굴 하지마아. 살짝 장난 좀 친거잖아. 나도 노조무도 오쿠쨩과 친목을 다질 계기가 필요했을 뿐이야.]
미키선배는 달콤하게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하곤, 내 머리를 빙글빙글 문질렀다.
그 옆에서 노조무 선배가, 점잖은 척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그래. 왜, 그런 소리도 있잖아. 귀여운 아이에겐 어항을 씻겨라.]
[......여행을 시켜라. 겠죠]
두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선 다시 크게 웃기 시작했다.
......첫 대면한지 아직 24시간도 안 지났지만, 난 이 우주인같은 쌍둥이와는 평생 의사소통이 안될 것 같다고 이미 포기 한 상태였다.
[노조무, 아침부터 쌈빡한데? 방석 1장!]
웃음이 가득한 목소리에, 부엌 입구의 비즈발 에서 큰 키가 모습을 드러냈다.
숭고한 이공계 학자와 초라한 술집에서 손님을 끌고있는 야쿠자를 반반 섞어놓은듯한 풍모,
가 어제 이 이시다 키이치 선생님과 처음만났을때의 첫 인상이었다.
[그래도 그런 장난은 진짜로 사람을 상처 줄 수도 있으니까 선불리 해선 안돼]
[우왓! 키이쨩, 선생님 같아~]
[선생님 맞거든? 아침밥 다 됐다.]
[와~아]
쌍둥이들은 5살 아이처럼 해맑은 목소리를 내며 파닥파닥 부엌으로 뛰어들어갔다.
혼자남은 나에게 이시다 선생님은 빙긋 웃어보였다.
[어젠 잘 잤어?]
[네, 덕분에]
수면부족으로 두통이 나는데도,우등생의 미소로 대답해버리는 자신의 성격에 자기혐오.
[그거 다행이네. 오늘 오후 지나서는 하타노도 돌아오니까,같이 상의해서 방 배정을 하자]
어제부터 몇번씩 나온 이름인데, 하타노라는 이름의 사람은 후지이 오누이와 같은 학년의 기숙사생이라고 한다.
[우선 아침식사다.아, 미안한데 신문 가져다 줄 수 있겠니?]
[네]
난 다시 우등생의 대답을 하고선 파자마위에 트레이닝복을 걸치고서 현관으로 향했다.
끼익끼익 거리는 낡은 복도를 걸어, 지금시대에 새시도 아닌 미닫이문을 열고서 현관을 나온다.
오늘부터 4월인데도, 아침바람은 아직도 쌀쌀하다.
녹슬은 대문의 우체통에서 신문을 뽑아꺼내, 난 한숨을 쉬며 [슈우린고교 제2기숙사]라는 건물을 올려다봤다.
확실히 말해, 그건 그냥 일반주택이었다. 그것도 꽤 낡은.
[이미 전쟁도 치뤘다고] 이런 소릴 일부러 큰 소리로 말하는듯한 태고의 옛날에 세워진듯한 너덜너덜한 집이다.


이야기는 어제의 저녘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난 무거운 보스턴백을 매고서 기숙사 복도에 내쫓겨진 채 짐이 담긴 종이상자를 바라보며, 관리인실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기숙사라고해도, 너덜너덜한 집같은 제2기숙사가 아니라 학교에서 도보 5분정도 걸리는 약간 높은 평지에 있는, 저기 저 예쁜 진짜, 내가 들어가기로 한 기숙사 쪽의 관리인실이다.
[미안하네, 오쿠무라군. 그게말야, 이쪽의 방 배정에 실수가 있어서 자네 방이 없어져버렸어.
올해는 입사 희망자가 많아서, 이것 저것 잘못 전해진게 많아져서, 진짜 곤란하다니깐. 와하하하]
호쾌하게 웃는 중년의 사감앞에서 난 할 말을 잃었다.
와하하하 웃을때가 아니잖아. 내가 이 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한건 예쁜 개인실의 기숙사가 있어서였고
합격발표날에 방도 미리 둘러봤고,필요한 절차도 밟아놨고....
그랬는데, 이제와서 [자네 방이 없어져 버렸네]라고?
말도 안돼, 나더러 어쩌라는거야!
무역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전근때문에 가족들은 이미 집을 정리하고 런던으로 떠나버려 난 돌아갈 집조차 없다.
[아, 이시다 선생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새파랗게 질려서 돌처럼 굳어버린 내 어깨너머로 사감이 느긋하게 말을 건냈다.
뒤돌아보자, 알록달록한 원색셔츠에 청바지차림을 한, 장신의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젊다고 해도 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젊지는 않은 [이시다 선생] 이라고 하는걸 봐서는 교사이겠지만.
묘하게 똑 부러지지 못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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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끊으니까 꼭 이시다선생이 뭔가 있을것 같잖아?!
더 쓴 다음에 공개하려다가 왠지 여기서 끊는것도 재밌을거 같아서 (귀찮아서가 아니라?) 공개.
우리의 핫쨩은 이 다음에 출연...으흐흐흐흐
이미 y마켓에 나온 책이긴 하지만....그쪽은 전혀 모르기때문에 그냥 밀고가기로 했음.
번역본을 몇개 발견해서 스크래치지만...그래도 난 할래..흐흑

+) 외국어표기법에 맞춰서 슈린 이라고 했다가 역시나 아닌거 같아서 슈우린이라고 표기합니다.
Posted by hat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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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통사고는 예고없이 by hat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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